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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생활

독일 누드비치 나체주의 FKK(Freikörperkultur)를 실제로 접한 후기

by 김당케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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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이킹하러 근처 호수에 갔다가 흔히들 누드비치라고 하는 독일 나체문화를 목격하게 되었어요. FKK 호수도 아니었는데 좀 당황스러웠지만 저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서 거기에 대한 생각을 좀 적어보려고 해요.
 

* FKK는 Freikörperkultur의 약자로, 나체문화를 뜻하는 말입니다. 구글에 "독일 누드비치에 간 코난 오브라이언"이라고 검색하시면 간접 경험을 해보실 수 있습니다.

 

Photo by Michael Martinelli on Unsplash

 
무더운 여름날, 더위에 지친 저는 구글맵을 켜서 수영이 가능한 호수를 찾기 시작했어요. 우선 독일어로 호수를 뜻하는 see를 검색한 다음 적당히 규모가 있는 곳을 고르고, 후기를 보며 수영이 가능한 곳인지 훑어보았어요. 주변에 호수는 꽤 있었는데 수영 혹은 물놀이가 가능한 호수가 생각보다 별로 없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열심히 리뷰를 뒤져서 몇 개를 추려놨었어요. 그런데 여름 내내 꽤 바쁘게 시간을 보냈더니... 차 타고 1시간 남짓 걸리는 그 호수들을 한번도 못가본거예요. 가서 보고 괜찮으면, 내년 여름에는 패들보드를 살 생각이었거든요! 마침 오늘 날씨가 꽤 더울 예정이라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즐겁게 차를 타고 호수로 향했어요.
 

수상한 느낌을 느낀 순간

호수 근처에 가까워오자 주차장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 주차장을 지날 무렵, 아래쪽으로 노란색, 주황색의 파라솔들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있는데 뭔가... 그냥 다 노란색,주황색의 느낌인거예요... 매일 보던 일광욕의 색감과 뭔가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무튼 두 번째 주차장도 지나쳐 원래 가려고 했던 호수로 향하는데 도로가 산으로 향하는 거예요. 잠시 갓길에 멈춰서 구글 지도를 봤더니... 제가 가려고 했던 호수 주변에는 주차장이 없어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내려와서 두 번째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작은 호수 세 개를 끼고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서 그렇게 한바퀴 돌아볼 셈이었죠. 그리고 주차장에서 짐을 챙겨서 첫번째 호수로 향하는데... 그 수상한 느낌이 바로 FKK 였다는 것을 알아차렸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첫 만남

그러니까 말이예요... 제가 알기로는 간혹 바리케이트처럼 울타리가 하나 있다던가... 아니면 입구에 FKK Bereich라는 표지판이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말이예요... 제가 오늘 FKK를 맞닥들인 곳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저 평범한 트레킹 코스였습니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었어요 ㅇ _ㅇ) 도대체 이분들은 어떻게 알고 모이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들만의 포인트가 있는거겠죠? 어쩌다 보니 그 분들이 누워있는 곳을 가로지르게 되었단 말이죠. 처음에는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서 땅만 보고, 아니면 호수를 바라보며 걸었어요. 그랬는데도 어쩔 수 없이 몇 분을 마주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FKK 나이대가 높다던데...

듣던대로 전반적인 나이대가 꽤 높아보였습니다. 오랜 태닝으로 온 몸이 벌개진 사람들이 저마다 누워있기도 앉아있기도 하더라구요. 젊은 사람들도 꽤 있었고,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녀는 옷을 입고 있었구요. 누워있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수영을 하기도 하고 저마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의 끝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나체문화 FKK를 접한 소감

소감이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한 것 같고, FKK를 실제로 보기 전과 후의 생각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그간 간접적으로 노출된 FKK에 대한 인상은 그닥 좋은 쪽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오늘 막상 제 두 눈으로 목격을 하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FKK는 자유롭다.

 
그렇습니다. 나체로 누워있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참 자유로워보였습니다. 그 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행동을 하니 그들을 바라보는 저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나체를 마주하고 살고 있고, 코난 오브라이언의 독일 누드비치 영상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내 몸과 같은 몸뚱이가 몇 개 더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동행했던 분은 여전히 불편한 마음이 든다고 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FKK를 조금 더 이해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동시에 동양인인 내가 누워있어도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 온천이나 사우나도 못가봤거든요. 그래서 편안하게 있는 그 분들이 더 자유로워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체주의 FKK 전용 해변 검색방법

만약, 나체주의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하면 구글 맵에 FKK Strand를 검색하시면 전국에 있는 나체주의 해변(혹은 호수)를 찾아보실 수 있을 꺼예요. 우선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일반인(?)의 사용도 가능한 혼합 지역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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